변화를 받아들이며 성장하는 하루

직장생활 이야기: S&T대우 구내식당 이야기

제가 마지막으로 직장생활을 했던 곳은 부산과 양산 경계에 위치한 S&T대우의 구내식당입니다. 풀무원이 이곳 구내식당을 위탁 운영하게 되면서 제가 주방 책임자로 발령받았습니다. 이곳은 하루에 조식, 중식, 석식, 야식을 포함해 총 4끼 식사를 제공하며, 중식과 석식 사이에는 간식도 제공되는 곳이었습니다. 당시 한 끼 식사비용은 2,150원이었고, 일일 식수는 약 2,000명에 달했습니다. 그때 짜장면 한 그릇이 4,500원에서 5,000원이었으니, 한 끼 식사비용이 짜장면 한 그릇보다 저렴했던 셈입니다.

대부분의 구내식당이 그러하듯, 안정적인 식수를 확보하고 박리다매를 통해 수익을 맞추는 구조였습니다. 처음 발령을 받고 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식수가 많아질수록 조리사 한 명의 역량만으로는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습니다. 적은 인원이더라도 동료들과 분업을 잘하고 협업해야 시간 내 배식을 마칠 수 있습니다.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는 말처럼, 식수가 많아지면 매일매일이 사건의 연속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제때 밥 스위치를 누르는 것을 잊어 짧은 배식시간에 밥이 끊겨 배식이 중단되기도 하고, 준비한 반찬이 부족해져 대체찬을 항상 준비해야 하기도 했습니다. 신기하게도 그런 날은 꼭 사장님이나 회장님이 식사하러 배식대 앞에 서 계시고, 그럴 때면 심장이 쫄깃쫄깃하게 멎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런 일을 겪고 나면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없던 일을 만들어 해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미 많은 일에 일거리까지 늘어나면 스트레스가 극도로 쌓여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지곤 했습니다. 매번 주방 식구들에게 “사고 치면 일이 늘어나니 사고 치지 말자”고 당부했었는데, 퇴사할 때쯤 깨달았습니다. 내 스스로 일을 늘리는 것이 일을 줄이는 방법이였습니다.

스스로 일을 만들어 할 때 나의 역량이 커지고, 역량이 커지면 외부에서 오는 요청과 지시가 줄어들어 일이 더 편해진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일을 줄이는 방법이 일을 늘리는 것이었던 셈입니다.

세상은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계속 변합니다. 과거에 성공했던 방법이 지금은 실패의 이유가 되기도 하고, 반대의 경우도 생깁니다. 이런 변화를 경험으로 알고 있으면서도 안정적인 상태를 바라는 걸 보면 저 역시 천성이 부지런한 사람은 아닌가 봅니다.

오늘은 변화가 무섭지 않고, 편안한 일이 되시길 제가 항상 응원합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mshop plus friend tal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