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와 방향을 통한 자아성찰의 시간

중학교 시절의 기억

제가 다녔던 중학교는 불교 재단이었습니다. 그래서 학교에는 법당이 있어 그곳에 부처님을 모시고 계셨고, 일주일에 한 번은 교학이라는 불교 수업을 들었습니다. 교학 시간 선생님은 교법사라 불렀는데, 지금 제 기억으로는 스님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머리숱이 적은 민머리 선생님이셨는데, 스님들처럼 법복을 입거나 머리를 밀지는 않으셨습니다. 수업 시작 전에는 항상 반야심경을 외우고 시작했는데, 일주일에 한 번씩 3년을 하다 보니 특별히 외우라고 하지도 않은 그 경전이 졸업한 지 30년이 지난 지금도 툭툭 튀어나옵니다. 특히 마지막 부분인 "아재아재 바라아재 바라승아재…"는 강수연 주연의 영화 제목과 같아서 절대 잊히지 않는 구절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남녀공학이 대부분이지만, 그때는 남자들만 있었고, 한 반에 학생 수가 60명이 넘었으니 선생님 한 분이 한 시간을 통제하며 수업을 하려면 쉽지 않았을 겁니다. 한 번은 교학 시간에 친구들과 장난을 쳤더니 교법사 선생님이 저를 불러 일으키셨습니다. 혼내려고 그러셨겠지요. 혼내시려는 명분을 만들려는 것이었는지 살 길을 열어주시려는 것이었는지, 칠판에 中道(중도)라는 두 글자를 적으시고 읽어보라고 하시더군요. 초등학교 4~5학년 2년 동안 서예 학원을 다니며 붓글씨를 썼던 지라 다행히 저 글을 읽을 수 있어 혼나지 않고 잘 지나갔습니다. 같이 떠들던 다른 아이들은 교실 앞으로 불려나가 엉덩이에 사랑의 매를 맞고 들어왔습니다.

중도라는 말은 가운데 길을 이야기하지요. 여기에도 저기에도 치우치지 말고 가운데를 걸으라는 뜻인데, 살다 보면 중도를 걷고 싶어도 양쪽 끝이 어딘지 가늠이 되지 않아 중간을 걷는 건지 가장자리를 걷는 건지 알 수 없을 때가 참 많습니다. 그렇게 이리저리 뒤뚱거리며 걷다 보면 내가 어디로 가는지 알지도 못한 채 사람들 속에 휩쓸려 다니다 길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종종 생깁니다. 최근에 이런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들은 방향이 필요하지, 규칙은 필요하지 않는다." 방향이 올바르지 않으면 아무리 중도를 걸어도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것이겠지요.

오늘은 중도와 함께 내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방향을 한 번 살펴보십시오. 그런 다음 뒤를 한 번 돌아보면 내가 만든 나의 발자국들이 힘들었지만 좋은 길을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실 겁니다. 자존감 충만한 하루 되시길 제가 오늘도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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