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구인 공고
어제 오전에 당근마켓에 올라온 구인 공고를 발견했습니다. 한 달 월급이 320만 원으로 나와 있고, 근무 조건이 쇼핑몰 유경험자, 엑셀 사용 가능이었습니다. 이제 김장철이니 절인 배추를 판매하는 분이 고객 응대와 주문 내역을 정리하는 단기 알바를 찾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고객 응대는 지금도 하고 있는 일이고 데이터 정리는 제가 아무 어려움 없이 잘하는 일이기도 하고, 직원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고 재택근무로 할 수 있는 일이니 지금 제가 하는 일에 영향을 미칠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얼른 연락을 하고 어제 사장님과 면접을 하였습니다.
면접 후기
막상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 보니 머슴을 찾는 분이셨습니다. 회사에 직원은 대표 이외에 저 하나뿐이고,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근무를 하고 가끔은 해남에 운전해서 다녀와야 했으며 엄궁 농산물시장 팝업스토어도 관리해야 했고, 오배송 고객 응대는 물론이고 배추와 양념 공장에 주문 내역에 맞춰 발주 넣는 일까지 해야 했습니다. 거기에 영업까지 이야기를 합니다. 심지어 근무 시간도 아침 8시부터 저녁8시까지 시간외 수당을 받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한 달 320만 원짜리 전천후 머슴을 찾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임금 협상
320만 원이 적은 돈은 아니지만, 정시 출근 정시 퇴근만 해도 최저임금 200만 원은 나오는 지금, 시간 외 수당에 잡무까지 포함한 금액이라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임금을 더 올려 달라 이야기를 했고, 그렇지 않으면 내일에 지장을 줄 수 있으니 생각해 보시고 연락 달라 이야기 하고 나왔습니다.
결과 및 반성
저녁에 같이 일을 못할 것 같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어차피 마음에도 없었지만, 두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째는 나를 불합격한 그 사람이 부족한 사람이구나. 둘째는 그 상황에서 내가 얻을 수 있었던 게 정말 없었을까?
사장님이 연세가 있는 분이라 온라인 시장을 너무 모르고 계셨고 거기에 맞는 시스템이 하나도 없는 곳이었습니다. 그 시스템만 잘 정비해 놓아도 좋을 것 같았거든요. 이런 걸 보면 아직 저도 더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워야 하나 봅니다.
마무리
오늘 이 글을 쓰면서 열 가지 중 한 가지가 성공해도 그 하나의 성공을 기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열 가지 중 열 가지가 다 실패해도 앞으로의 한 가지 성공을 기대하며 기뻐할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승자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은 다른 사람의 격려만큼 나 스스로를 위로하고 응원해 보십시오. 그러면 오늘 하루가 더 따뜻하고 포근해질 겁니다. 하루가 포근하길 제가 항상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