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장점이자 단점이, 어떤 것을 배우든 자기화 시키는 능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무엇이든 배우면 그걸 하나하나 뜯어내고 분석해서 나에게 맞게 재조립합니다. 내 생활 패턴에 맞춰 사용하는 것이지요. 이런 점이 장점인 것 같지만, 때로는 개발자의 목적과 반대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공유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주어 배척당하기도 하기 때문에 단점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성격 탓에 맹목적으로 무언가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힘이 듭니다. 가능한 분석해서 속을 들여다봐야 하기에 남을 불편하게 하기도 하고, 조직에서도 반대 의견을 많이 내는 편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종교를 가지지도 못합니다. 내가 신이 되지 않는 이상 신의 의도를 맹목적으로 믿는 것이 제 성격과는 맞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저의 표현 방법이 과감한 것인지 아니면 과격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모임에서 알게 된 새로운 사실과 문제점들, 그리고 대안을 제시하면 사람들이 제 의견을 배척하는 듯한 느낌을 종종 받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한참 지나면 새로운 걸 알았다는 듯 이야기하면서 제가 처음 제안한 이야기를 새로운 이야기 인듯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면 저는 조용히 그 자리를 떠납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거지요. 이런 경험을 몇 번 하고 나니 의문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왜 같은 이야기를 하는데도 다른 것처럼 받아들일까?
몇 년 전 우연히 본 애덤 그런트의 오리지널스라는 책에서 한 가지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권한이 없는 사람이 이야기를 하면 설득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나에게 권한이 생길 때까지 아껴야 한다고 하더군요. 이걸 알고 나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르기 전까지는 제가 알게 된 내용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걸로는 부족했습니다. 아쉬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을 때 그들에게 이야기를 해야 효과적이었습니다. 불편함이 없는 사람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었습니다. 불편함이 생기거나, 혹은 불편함을 인식시킨 다음에 이런 이야기를 해야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먼저 경험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먼저 알려주려는 분들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물어보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뼛속까지 알려주려고 합니다. 아마 그분들도 본인들의 경험에서 필요한 사람에게 하는 이야기가 가치 있는 말이고,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하는 이야기는 잔소리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사회 속으로 들어가면, 당신이 속한 집단에 가장 알맞은 가면을 쓰라는 말이 와닿아서 따라 써 봅니다.
아침이 많이 쌀쌀해졌습니다. 아침 출근길에 옷 따뜻하게 입으시고요. 날은 추워도 마음은 항상 따뜻하시길 제가 항상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