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에서의 경험
저의 두 번째 직장이자 마지막 직장이었던 풀무원에 입사하고 한참을 목적 없이 살았습니다. 그냥 아침에 눈을 뜨면 출근해서 일을 하고 퇴근하면 집에 와서 잠을 자고, 다시 눈을 뜨면 출근하고 이 생활을 몇 년을 했습니다. 해마다 연봉은 쥐꼬리만큼도 오르지 않았고, 열악해지는 근무 환경과 매일매일의 실적을 이유로 더 배우고자, 알고자 하는 마음을 닫아버리게 만들었습니다. 아무런 희망도 없이 에너지도 없이 지내던 생활에서 달라지기 시작했던 게 나의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나서입니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나의 노동의 대가를 금전적으로 보상받을 수는 없겠지만, 나의 성장을 위해 사용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때 제가 배우고 싶거나 만들고 싶은 음식들이 있으면 필요한 경비를 사무실에 요청했습니다. 지금도 참 잘 배웠다 하는 것이 재래된장, 간장입니다. 그때는 한참 한식, 그중에서도 장에 한참 빠져 있었을 때라 된장, 간장을 만들어 보려고 한참을 노력을 했을 때였습니다.
장은 자연광 아래서 일 년에 시기에 맞춰 한 번만 만들 수 있는 일 년짜리 농사라 한 번 실패를 하면 다음 일 년을 기다려야 하는 음식입니다. 그렇게 몇 해를 몇백만 원을 날려 먹고 만드는 법을 익혔습니다. 이렇게 만든 장으로 간장게장, 새우장 등도 만들어보고 감식초 만든다고 묵혔다가 초파리 생겨서 실패를 몇 번씩 하기도 했었고, 사무실에서 손짜장 만들어보라 했을 때도 이참에 짜장면 반죽하는 거나 알아두자 해서 수소문해서 익혀두고 그랬었습니다.
말은 참 쉬운 일 같지만, 일일 식수 2,000명이라는 걸 생각하면 쉽게 결정하기가 어려운 내용들입니다. 일에 대한 내 생각이 바뀐 게 나의 일을 시작하자고 마음먹은 다음부터였습니다. "절대 부하가 되겠다고 생각하지 말고 늘 주인이 되려 하라." 이 말이 저에게는 "나의 일을 시작하라."라는 말과 똑같은 느낌입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놀란 점이 하나 있고, 부러운 점이 하나 있습니다. 놀란 점은 100달러면 배를 한 척 살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 100달러면 허름한 전동 모형 보트 정도 살 수 있으려나요!! 물가가 너무 올랐습니다. 부러운 점은 코넬리우스는 운이 참 좋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주인처럼 일을 하면서 배웠다고 하여도 실제로 나의 일이 되면 예기치 못한 일이 많이 생깁니다. 100달러로 배를 샀는데 첫 출항에 태풍이라도 만났거나, 암초에 걸리기라도 했다면 이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되었을지 모를 일이니까요. 그 커다란 초호화 유람선 타이타닉도 침몰하는데 말입니다.
새로운 월요일입니다. 이번 주는 내가 주인인 한 주가 되어 보십시오. 그래서, 귀찮고 싫었던 일들이 활기찬 일들로 바뀌길 제가 항상 응원합니다.